나라는 사람/내 주변을 생각함

휴양마저 목적이 필요한가 / 일본영화 안경(메가네)

design0gam 2019. 4. 5. 16:28

 

일본 영화를 좋아한다. 잔잔하고 조용하고 영화의 끝무렵에는 잠시 내 삶을 돌아보게 하는 묘미가 있다. 

 

 

 

외딴섬에 여행을 하러 온 대학교수,

 

그런데, 이 섬 무언가 이상하다.

 

방 안에서 아침을 깨우는 민박집 주인,

 

관광지를 물어보니 그런 곳은 없다하고,

 

바닷가에서 메르시라는 이상한 아침체조를 하는 마을 사람들.

 

 

핸드폰 신호도 잘 터지지 않는 조용한 바닷가에서 얼음과 팥, 그리고 조금의 꿀만 들어간 빙수를 먹으며 

 

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다가 목적에 따라서 짜여진 자신의 삶 방식 때문에 어딘가로 떠나지 않고서는 안될 정도로

 

자신이 지쳐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.

 

 

 

소박한 팥빙수처럼 우리의 인생에서 굳이 거창한 것이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. 

 

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차 창밖에서 안경을 떨어뜨리지만 그 안경을 주우러 가지 않는다.

 

안경을 잃어버려서 흐릿하게 보이는 세상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. 

 

 

곧 일본으로 떠나는 짧은 여행 속에서

 

내가 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할지라도 

 

순간의 여유를 잊지 말자.

 

 

굳이 여행을 떠나지 않는다해도 일상에서 내 연속되는 삶이 지칠지라도 

 

인생 거창한거 없이, 조금의 부족함이 오히려 날 채울 수 있다는 걸 기억하자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