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일본 영화를 좋아한다. 잔잔하고 조용하고 영화의 끝무렵에는 잠시 내 삶을 돌아보게 하는 묘미가 있다.
외딴섬에 여행을 하러 온 대학교수,
그런데, 이 섬 무언가 이상하다.
방 안에서 아침을 깨우는 민박집 주인,
관광지를 물어보니 그런 곳은 없다하고,
바닷가에서 메르시라는 이상한 아침체조를 하는 마을 사람들.
핸드폰 신호도 잘 터지지 않는 조용한 바닷가에서 얼음과 팥, 그리고 조금의 꿀만 들어간 빙수를 먹으며
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다가 목적에 따라서 짜여진 자신의 삶 방식 때문에 어딘가로 떠나지 않고서는 안될 정도로
자신이 지쳐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.
소박한 팥빙수처럼 우리의 인생에서 굳이 거창한 것이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.
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차 창밖에서 안경을 떨어뜨리지만 그 안경을 주우러 가지 않는다.
안경을 잃어버려서 흐릿하게 보이는 세상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.
곧 일본으로 떠나는 짧은 여행 속에서
내가 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할지라도
순간의 여유를 잊지 말자.
굳이 여행을 떠나지 않는다해도 일상에서 내 연속되는 삶이 지칠지라도
인생 거창한거 없이, 조금의 부족함이 오히려 날 채울 수 있다는 걸 기억하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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